청년 여러분 겨울입니다. 온몸으로 세상 만물에 끝이 있음을 외치던 낙엽 위로 잠잠히 눈이 쌓이는 겨울입니다. 평강 동산에 눈이 내린 다음 날, 지난 토요일에 주일학교 ‘구속사학교 연합수료식’이 있었습니다. 1년간 열심히 출석하고 공부한 아이들이 가운과 학사모를 쓰고 목에 구속사 메달을 걸 때, 바라보는 부모님과 선생님 입가에도 저절로 미소가 걸렸습니다. 어떤 아이들은 이날 생전 처음으로 구속사 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세월이 흘러 언젠가 이 아이들이 자라 벽에 걸린 메달들을 보며 주일학교를 추억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저도 새삼스레 돌아보면, 철없을 때 들었지만 지금도 기억나는 말씀, 다정한 선생님, 신나게 놀던 성경학교, 그리고 수련회에서 울고 웃던 시간들이 있었습니다. 세상으로 나가지 않고 교회 안에서 자랄 수 있었던 것은, 주일학교에서 배운 말씀과 선생님들의 수고와 사랑 덕분이었음을이제야 알듯 합니다.
우리를 가르치시던 주일학교 선생님들은 지금도 여전히 주일학교 현장에 계십니다. 20년, 30년 동안 눈물과 기도로 가르친 아이들이 장성하여 교회의 일꾼이 된 것은 선생님의 자랑이요, 보람입니다. 이렇게 수고하신 선생님도 어느덧 60세로 정년이 되면 다음 사람에게 물려주고 떠나야 합니다. 그러나 지금은 주일학교 교사가 부족하여 65세까지 은퇴를 미루고 있는 실정입니다. 주일학교 선생님들 대부분이 47~57세로, 한 해 두 해 선생님들의 은퇴시기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더 늦기 전에 우리들의 헌신과 참여가 필요합니다. 가르치는데 자신이 없어도 괜찮습니다. 담임교사가 아니더라도, 아이들을 위해 협력교사로 청년들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우리들의 참여로 주일학교 예배와 행사가 더욱 풍성해질 수 있습니다.
구속사 시리즈 발간 제 10주년에 청년기관에 있는 우리는, 원로목사님께 말씀을 배운 거의 마지막 세대입니다. 우리에게는 구속사 말씀을 온 열방에 편만하게 전파해야할 사명과 더불어, 우리가 체험한 신앙을 전수해야하는 사명도 있습니다.
앞으로 10년 뒤, 구속사 시리즈 발간 제 20주년에, 지금 여러분 자리에 있을 미래의 청년들, 평강의 자녀들이 지금 주일학교에서 양육 받고 있습니다. 미래의 청년들에게 신앙이 전수되도록 여러분의 헌신과 참여를 부탁드립니다.
─ 87또래 김형주 그루터기
(그루터기紙 1786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