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테니스로 급부상한 정현선수가 화제이다. 한국인 최초, 그랜드슬램 대회에서 자신의 롤모델인 전 세계랭킹1위 조코비치 선수를 꺾고 4강에 올랐기 때문이다.
처음 정현선수를 알게 된 건 작년 11월쯤으로, 뉴스에서 정현의 차세대 테니스 유망주들이 대결을 펼치는 21세 이하를 대상으로 한 ATP 투어 우승소식을 접한 뒤였다. 한국 선수가 ATP 투어 대회 정상에 오른 것은 14년 10개월 만이라고 한다. 내 눈에 비친 14년 만에 쾌거를 이뤘다는 정현선수의 첫인상은 테니스선수에게 자칫 위험할 수 있는 멋들어진 안경을 쓰고 경기하는 모습이었는데, 나도 모르게 내심 ‘겉멋이 들었네, 오래가진 못할 것 같다.’라는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그것은 오히려 나의 멋들어진 색안경을 끼고 본 모습이었다. 최근 정현선수가 주목을 받으며 다시 미디어에서 알게 된 사실은 6살 때, 약시 때문에 테니스를 시작하게 되었고 테니스가 그리 주목받지 못하는 우리나라에서 여러 어려운 환경 속에서 선수생활을 이어왔다는 것이었다. 겉모습만보고 판단한 것이 또 한 번 부끄러워지는 순간이었고 성경에도 나와 있는 말씀이지만(마23:28), 역시 실천하기란 여간 쉽지 않은 것이구나 싶었다.
사람은 저마다의 생각이 있고, 사연이 있고, 아픔이 있다. 그것을 깊게 이해하는 것은 가까운 가족조차도 어려운 것이다. 그렇기에 서로 이해하고 배려하고 덮어주고 용서해주는 모습이 필요하지 않
을까?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이 모두 떠날 것을 알고도 그들의 발을 씻겨주셨다(요13:4-5). 베드로가 3번부인 했지만 다시 사랑한다고 3번이나 대답하게 해주셨던 것처럼(요21:15-17), 우리 모두는 아버지의 은혜 없인 과거로부터 지금까지 숨을 쉴 수도 없었고 지금 이 순간 땅을 딛고 서있을 수 없을뿐더러 앞으로도 험한 세월 살아갈 수 없다. 그 은혜에 진정 감사하며 우리도 겉으로 보이는 모습이 아닌 저마다의 속에 감춰져있는 멋지고 아름다운 모습을 발견하고 서로 사랑할 때 그 은혜에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 예배선교부 총무 김도현 그루터기
(그루터기紙 1791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