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7월, 저는 장교로 임관해서 군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오류동과 멀리 떨어진 전후방 부대에서 근무하다 보니 당연히 교회는 자주 올 수 없었습니다. 부대 교회를 가거나 부대 근처 일반 교회를 가보기도 했지만, 상하급자가 함께 예배드리는 자리에서 마음 놓고 울며 찬양할 수 없었고 말씀에도 큰 위로를 받지 못했습니다.
자연스럽게 우리 교회 영상예배를 혼자 숙소에서 드렸는데 휴대폰이나 노트북의 작은 화면을 1시간 넘게 보고 있으니 예배에 집중이 되지 않았습니다. 평일 저녁이나 주말에 근무하는 날도 많아지면서 주일 예배는 물론이고 스무 살 때부터 매주 드렸던 수, 목 예배까지 점점 잊혀졌습니다.
그나마 원로목사님 생전에는 휴가 때마다 찾아뵈면서 마음가짐을 새롭게 했는데, 소천하신 이후에는 신앙생활이 더 해이해지는 것 같았습니다. 가끔씩 듣게 되는 교회의 어려운 소식보다 당장 내 앞의 군 생활이 급한 문제였습니다.
그러던 중 인간관계로 힘든 일을 겪고 자존감도 상실하면서 평강제일교회가 너무 그리워졌습니다. 당장이라도 모리아 성전과 기도처로 달려가고 싶었습니다. 퇴근해서 수요예배 가고 주말에 자유롭게 평강제일교회에 가는 또래 친구들이 부러웠습니다. 그래서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교회 근처 부대로 보내 달라고. 다시 말씀으로 충전하고 싶다고.
그리고 군 생활 7년차가 되던 2018년 7월, 서울에 있는 부대로 발령 받는 응답을 받았습니다. 신앙의 추억이 있는 장소, 마음의 안식처가 되는 교회에 매주 자유롭게 올 수 있어서 감사한 마음 뿐입니다. 일정 기간이 지나면 현재 근무지를 떠나야하기에 주어진 기간 동안 말씀으로 가득 충전하고 싶습니다.
또한 이번 52대 임원단 섬김 부회장이라는 직분을 허락하여 주심에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입니다. 지난주 우연히 그루터기 300명 이상 참석했던 시절 계셨던 그루터기 선배와 이야기를 나누게 됐습니다. 선배는 당시 참석 인원이 조금이라도 줄어들면 자신의 죄의 결과라고 생각하며 회복을 위한 회개 기도를 드리기 위해 40일 새벽 기도도 마다않았다고 하셨습니다. 이번 그루터기에서 맡은 직분의 사명을 무겁게 느끼며 하나님께서 예비해주신 그루터기 부흥을 위해 간절히 기도하고 그루터기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섬기고자 합니다.
저도 항상 그루터기 여러분들이 마음껏 교회에 나올 수 있는 환경이 되도록 기도하겠습니다. 군인뿐만 아니라 몸이 아프거나 각자 여러가지 사정으로 교회에 나오지 못하는 그루터기들이 말씀의 끈을 놓치지 않도록 지금 이 순간 함께 기도 부탁드립니다.
ㅡ 권일안 그루섬김 부회장
(그루터기紙 1874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