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우선과 차선이 있다. 무슨 일을 하던 우선과 차선을 명확히 구분해서 하지 않으면 나중에 따르는 후폭풍은 자신의 몫이다. 나는 명확한 우선과 차선의 기준을 가지고 있고 그 기준을 따라 일을 해왔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요즘 들어 우선과 차선의 기준점이 흐려지는게 느껴진다. 아니면 기준점이 명확하다고 생각했던 것이 애초부터 착각이었을지도 모르겠다. 내 우선은 절대적으로 신앙생활과 말씀이라고 생각했고, 삶의 초점도 말씀과 신앙생활로 맞춰져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건 내 오만한 생각이었고, 내 안에서 차선으로 생각했던 세상일과 물질이 점차 수면 위로 올라오고 있는 것이 느껴진다. 일이 이렇게까지 된 건 세상 풍파에 의해서 깊게 뿌리박히지 못했던 내 신앙의 뿌리가 점차 그 토대를 잃고 뽑히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신앙생활을 하면서 나는 세상 것을 바라지 않는다고 생각했고, 아버지가 약속하신 건 변화 영생 하나뿐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나부터 시작해서 내 주변의 모든 것들이 마음대로 되지 않고 어긋나는 것을 보고 있노라면 내가 우선 시 했던 신앙생활보다 차선 시 했던 세상일을 열심히 했더라면 조금은 내 뜻대로 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러던 와중에 오늘 5월 19일 대주보를 봤는데 위로가 되는 말씀을 읽을 수 있었다. 주보에는 왕의 초청을 시간이 없다고 받지 않은 사람들을 대신해서 가난한 자들, 소경들, 병신들을 불러다가 내 집을 채우라는 성경 말씀과(눅 14:21), 세상일은 아무리 바빠도 차선이고, 예수 믿는 것이 우선이라는 말씀, 사람들은 전부 자기의 일만 구하고 자기 일만 힘쓰니(빌 2:21) 그러지 말고 세월을 아끼고 기회를 사서 주님 앞에 가지고 가야 한다는 말씀, 왕의 초청을 거절한 결과는 멸망의 심판이라는 말씀이 쓰여 있었다.
나는 가난한 자들, 소경들과 병신들에 포함되어 있지만 왕의 초청을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거절하지 않고 받았으니 구원을 얻을 것이라는 생각에 위로를 받았고. 이 말씀을 읽으며 머릿속에 떠오른 말씀은 주님은 토기장이 시고 귀히 쓸 그릇과 천히 쓸 그릇을 만들 권한은 아버지께 있다는 말씀이 떠올랐다(롬 9:21).
내가 비록 이 땅에서는 세상일을 차선 시해서 세상일을 우선 시한 사람들보다는 천히 쓰일 수 있으나 아버지께서 나를 써주신다면 그거 하나만으로 너무나 감사 감격하며 기뻐해야 할 일인 것이다.
사실 부족한 내 믿음으로는 지금의 신앙생황이 아버지께서 써주시는 것인지 아니면 그냥 내 마음대로 하는 것인지조차 분간하지 못하고 아버지께서 써주시는 것이 아니면 어쩌나 하는 불안한 생각도 들지만 계속해서 우선과 차선의 기준을 명확히 하려고 애쓰고 기도하면서 신앙생활을 한다면 언젠가 아버지께서 나를 귀히 써주시는 날이 오리라고 생각한다.
오늘부터 기도해야 한다. 우선과 차선의 기준을 굳건한 믿음의 토대 위에 바로 세우고 내 신앙의 뿌리를 그 토대 위에 제대로 박아 어떤 세상 풍파에도 흔들리지 않는 그런 삶을 살게 해달라고 오늘부터 간절히 아버지께 기도해야 한다.
ㅡ 찬양선교팀 부팀장 김호현
(그루터기紙 1855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