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사순절이 시작된 지 벌써 3주가 지났습니다. 그루터기 여러분들은 어떤 3주를 보내셨나요? 부끄럽지만, 저는 사순절을 경건하게 보내려 노력한 지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몇 년 전 사순절과 일을 쉬는 타이밍이 맞아 매일 같이 교회에 간 적이 있습니다. 새벽예배, 고난주간 특별 대성회를 빠지지 않았습니다.
믿음은 들음에서 난다고, 박윤식 원로 목사님의 영상 설교를 들으면서 이제껏 신앙인으로서 살아온 제 자신이 너무나 죄스럽고 부끄러웠습니다. 사순절을 대하는 저의 마음을 바뀌게 한 말씀을 그루터기 여러분들과 나누었으면 합니다.
저의 마음을 바뀌게 한 말씀은 1998년 1월 7일에 주신 ‘예수님은 누구 때문에 기도했나’라는 제목의 말씀입니다. 이날 말씀 중에 제가 은혜받은 말씀은 예수님은 지금도 ‘서서’ 일하신다는 말씀이었습니다. 이제껏 사도신경을 외우면서 우편에 '앉아' 기도하고 계신 줄로만 알았지, 부끄럽게도 예수님께서 지금 나를 위해 무엇을 하고 계신 지에 대해 깊이 생각해본 적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성경은 스데반 집사가 성령의 충만함을 받고 하늘을 봤을 때, 예수께서 하나님 우편에 서신 것을 보았다고 분명히 말씀하고 있습니다(행 7:55-56).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달리시고 3일 만에 부활하신 이후 지금까지, 약 2,000여 년의 동안 ‘서서’ 우리를 위해 기도하고 계셨습니다. 사순절에 하고 싶은 것을 다 하고 살면 안 된다고 역정을 내며 설교하시는 박윤식 원로 목사님의 모습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물론, 예수님께서 물리적인 영향을 받으시는 것은 아니며, 성경에는 우편에 앉아 계신다는 말씀도 있습니다. 그러나 당시 한 교역자님께서는 예수님은 결코 편하게 계신 것이 아니며, 안식하고 계신 것이 아니기 때문에 서서 계신다는 의미가 나오는 것이라고 설명해주셨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지금까지도 나를 위해 서서 기도하고 계시기 때문에 사순절 기간을 여느 때와 같이 보낼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매년 사순절이 올 때마다, ‘무슨 일이 있어도 특별새벽예배 빠지지 말아야지’, '개인 생활을 자제해야지' 하는 등의 다짐을 합니다.
물론 완벽히 지켜나가지는 못하지만, 사순절 기간에 좀 더 저의 행동 하나하나를 절제하게 되고, 예수님의 마음을 닮아가고자 노력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아버지가 저에게 어떤 모습을 원하시는 지를 찾게 된 것 같습니다. 그루터기 여러분도 이번 사순절에 하나님께서 개개인에게 원하시는 바가 무엇인지를 찾으시기를 바라며, 사망을 이기시고 부활하신 예수님의 부활을 진정한 기쁨으로 맞이하시길 소망합니다!
- 53대 선교총무 정은진 그루터기
(그루터기紙 1927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