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을 통해 기독교의 새로운 물줄기가 시작되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기독교회의 초석을 닦은 인물들은 예수님 밑에서 직접 훈련받은 12제자가 아니라 오히려 반대편에 섰던 사도바울이었습니다. 예수님의 공생애 기간 중 만나지도 못했던 사도바울이 소아시아 지역에 교회를 개척하고, 로마에 복음을 전해 오늘날 기독교회의 기초를 닦게 된 비결은 무엇일까요?
1. 실력을 갖춘 준비된 리더
사도바울은 복음을 전하고, 이를 글로 기록하고, 당시 헬라 사회에 변론할만한 실력을 갖춘 준비된 일꾼이었습니다. 사도행전 22:3에 “가말리엘의 문하에서 우리 조상들의 율법의 엄한 교훈을 받았고”라고 기록된 내용을 볼 수 있습니다. 이 말씀처럼, 사도바울은 예수 믿는 무리들을 핍박하거나 복음을 전하는 일에 헌신하기 전에 당시 최고의 랍비인 가말리엘 문하에서 ‘엄한 교훈’을 받으며 실력을 연마한 사람이었습니다.
베드로를 비롯 예수님의 제자들 또한 성령 강림 사건 이후 변화되어 뜨거운 열정으로 복음을 전하였지만, 사도바울처럼 전문적인 훈련을 받지 못한 평범한 어부요 시민이었습니다. 그래서 복음의 세계적 전파의 새 길을 개척하는 큰 몫은 사도바울처럼 실력을 갖춘 리더의 역할이 되는 것입니다.
2. 영력으로 무장한 은혜스러운 리더
아무리 출중한 실력을 갖춘 사람이라도 인간의 지식과 능력으로는 하나님의 말씀을 깨닫거나 일을 감당할 수 없습니다. 사도바울도 “하나님이 너를 택하여 너로 하여금 자기 뜻을 알게 하시며 저 의인을 보게 하시고 그 입에서 나오는 음성을 듣게”(행22:14) 하심으로 하나님의 일꾼이 된 것입니다. 은혜 아니면 살아갈 수 없는 존재임을 깨닫고 고백하고, 하나님 앞에 겸손히 엎드리며 그 음성을 귀 기울이는 자세, 그것이 사도바울처럼 영적 리더가 갖추어야 할 중요한 조건입니다.
3. 박력 있게 뜻을 위해 목숨을 버릴 각오로 달려가는 리더
사도바울은 실력과 영력이 뛰어난 지도자였을 뿐 아니라 박력이 넘치는 리더였습니다. 이는 신앙의 배짱과 물불 안 가리는 저돌적인 추진력을 밑바탕에 두고 있습니다. 사도행전 21:12-13을 볼 때 예루살렘에 올라가면 죽게 되므로 이를 말리는 사람들을 뿌리치고 “나는 주 예수의 이름을 위하여 결박 받을 뿐 아니라 예루살렘에서 죽을 것도 각오하였노라”고 당차게 외치며 예루살렘을 향해 달려간 바울의 모습에서 발견할 수 있는 덕목입니다. 골리앗을 향해 물맷돌을 들고 달려가던 다윗처럼, 교황청의 서슬퍼런 포고 앞에 물러서지 않고 “내가 여기 서 있습니다”라며 양심과 진리의 힘을 믿고 당당하게 외쳤던 루터의 모습에서 발견할 수 있는 참된 리더의 조건입니다.
결론 : 은혜 아니면 살아갈 수 없는 우리들이지만, 동시에 실력을 갖추고 박력 있게 달려가지 않으면 어느 것도 만만치 않은 것이 세상입니다. 사도바울처럼 실력과 영력, 박력을 갖춘 영적 지도자로 발돋움하는 그루터기 여러분들이 되시기 바랍니다.
ㅡ 그루터기紙 1863호
홍봉준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