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24시간, 사람들 모두 각자 생각하는 ‘완벽한 하루’는 제각각일 것입니다. 저에게 있어 완벽한 하루란 아무 문제없이 물 흐르듯 흘러가는 날입니다.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는 것은 불편한 일이 생기지 않는다는 것인데, 그것은 몸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어떤 제가 생각한 기준에서 틀어지는 일이 생기지 말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 제가 주로 사용하는 방법은 사전에 문제가 생기지 않게 계획을 짜놓는 것입니다. 알림 어플을 통해 해당 날짜, 해당 시간에 그 일을 처리할 수 있도록 알람을 울리게 하는 것, 여행을 간다고 하면 어디선가 발표할 수 있을 정도의 정보를 수집해 놓는 것 등... 이런 부분들은 오랜 시간 사회생활을 해온 저에게 분명히 도움이 되었지만 치명적인 단점이 있었습니다.
어느 순간 제 마음속의 하나님을 의지하는 비중보다 제 자신을 더 의지하려는 비중이 커지고 있단 것을 알게 된 것입니다. 모든 일을 시작하기 전에 기도로 준비하고 그 이후에 내가 스스로 노력해야 할 부분들을 찾아야 하는데, 계획 세우는 것에만 집중하고 기도가 뒷전이 되어버린 모습은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하루의 결산을 마주했을 때 잘못되었음을 느꼈습니다.
머리로는 알아도 자기 고집을 다 내려놓고 겸손해지는 것은 모두에게 쉽지 않을 것입니다. 저 또한 제 방식이 하나님의 기준에서 맞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처음에는 놓는 것이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하루의 24시간이라는 그 시간조차 하나님이 만드셨고 하나님이 주관자이심을 다시 한 번 깨달았을 때 내 고집은 하나님 능력 앞에 아무것도 아님을 다시 한 번 깨닫고, 모든 것을 내려놓고 하나님 앞에 맡기는 기도를 시작했습니다.
최근 자격증 취득 최종 시험을 앞두고 아무 계획 없이 먼저 기도를 드렸습니다. 모든 시작, 진행 과정, 마침까지 아버지 앞에 다 맡기겠노라고 기도하고 제 자신을 다 비우는 연습을 했습니다. 결과는 제가 생각하는 기준 이상으로 “아무 문제없이” 합격이었습니다.
그럼 제가 제목을 “기도는 문제 해결의 열쇠”가 아닌, “순종은 문제 해결의 열쇠”로 잡은 이유는 무엇일까요? 저 과정 중에 저는 무작정 기도한 것에만 의의를 두지 않고 하나님의 기준 앞에 제 자신을 완전히 내려놓는 순종이라는 것을 체험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저에게 인간적인 고집을 버릴 것을 명령하셨고 저는 그것에 순종하는 체험을 함으로써 제가 생각했던 완벽한 하루의 기준인 “문제없는 하루”는 제가 저를 비우고, 빈 곳에 하나님의 은혜를 가득 채웠을 때 나타나는 것임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인생을 살아가면서 많은 순종의 순간을 체험합니다. 참으로 신기하게도 순종의 순간마다 내가 세상적으로 포기해야 할 것들도 같이 생길 것입니다. 예를 들면 ‘마침 여행 가려 했는데 임원 제안이 오고, 회사 일이 바쁜데 조장을 제안 받고...’ 등등. 하지만 그루터기 여러분, 빠른 순종은 빠른 문제 해결의 열쇠가 될 것입니다. 내 것을 포기하고 순종해야 하는 순간이 올 때마다 “아멘” 순종하시는 그루터기 여러분 되시길 바랍니다.
- 양지혜 53대 교육부회장
(그루터기紙 1916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