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솜털 같은 믿음

세상 걱정 근심이 다 몰려와 마음이 바닥을 치고 뚫고 지하 땅속 까지 내려가는 날이었다.


오빠들 노래는 초딩 때 이미 뗀 줄 알았는데, 어느새 내 귓속에는 god의 ‘길’이 플레이되고 있었다. ‘나는 왜 이 길에 서 있나~ 이게 정말 나의 길인가~’. 이 오글거리는 사연의 신청자이자 DJ는 곧 나였다. 딱 맞는 선곡이었다. 퇴근 길, 후덥지근한 날씨, 주위는 어슴푸레해서 무언가 더욱 잘 보이는 날이었다.


무척 센치해져서 도로가를 걸었다.


맞은편에 하얀 강아지가 아주 경쾌한 걸음으로 주인과 산책 나오고 있었다. 누가 봐도 신난 강아지였다. 웃고 있는 것 같았다. 마주치며 나도 미소로 화답 하려는데 갑자기 우뚝 멈추더니 정말 온~~~! 힘을 다해 똥을 누었다. 1차 충격. 나의 동심도 흑백으로 분리되는 느낌. 2차 충격. ‘그리고 아무 일도 없었다’며 행복하게 사라지는 뒷모습.


그 광경을 보자 스스로가 한심스러웠다. 저 개는 뭔데 목줄로 끌려 다니면서도 아무 걱정 없이 땅을 밟고 놀고 싸고 다니나 싶었다. 이성이 없는 동물이라지만 주인의 돌봄 속에서 나름의 견생을 누리니까 말이다. 하나님은 참새 한 마리도 그냥 떨어뜨리지 않으신다는 말씀이 떠올랐고, 나의 믿음 없음을 돌아봤다. 그렇다고 해서 크게 달라지는 건 없었다. 하지만 떠오른 말씀이 순간의 위로가 됐고 잘 믿고 싶어졌다. 믿음으로만이 가능한 놀라운 인생길에 서길 바라본다. 잘 누는 털뭉치 보다야 나으니까.

- 54대 편집팀 팀장 권진 그루터기

(그루터기紙 194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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