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생활을 하면서 주변 사람들에게 가장 많이 들은 말 중 하나가 “매번 자리 지키는 것 보면 대단한 것 같아.”라는 말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뿌듯함과 감사함보다는 부끄러움과 부담스러운 마음이 먼저 들었습니다.
저 또한 예전에는 다음날 출근을 해야 한다는 핑계나 ‘일주일 동안 쉼 없이 일을 해왔으니 하루 정도는 쉬어도 되겠지’라는 인간적인 생각들로 토요예배나 3부, 4부 예배를 빠진 적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럴 때마다 제 주중의 삶은 매번 엉망이 되었습니다. 문제없이 잘 진행되던 일에 갑자기 사고가 터지거나, 아무 일도 없는데 마음에 알 수 없는 불안함이 생겼습니다. 그럴 때마다 주중에 교회에 가서 기도하거나, 성경 혹은 구속사를 읽어야만 마음에 평안함이 다시 허락되었습니다.
저는 그게 너무 약이 올라 ‘아버지! 어쩜 그렇게 제 기도에 대한 응답은 느리시면서 말씀 자리를 안 지킨 것에 대한 피드백만 그렇게 빠르세요? 남들은 2부 예배만 나오고도 세상에서도 잘만 사는데 저한테만 왜 그러세요?’라며 겁 없는 기도도 자주 했었습니다. 그러다가 또 마음이 불안해지면 다시 아버지를 찾으며 ‘아버지, 잘못했어요. 다시는 예배 빠지지 않을 테니 다시 평안함을 허락해주세요.’라는 기도를 했었습니다. 대들다가, 용서를 구하다가를 반복하는 저를 보며 아버지는 얼마나 황당하고 어이없으셨을까요? 그렇게 저의 첫 시작은 부끄럽게도 그저 ‘나의 일주일의 평안’을 위한 것이었습니다.
그러던 중, 4부가 청년연합 예배로 바뀌면서 4부까지 계속 드려야 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저는 ‘아버지, 제가 1년 동안 빠짐없이 4부까지 나올 테니, 제가 세상에서 이루고자 하는 목표를 이룰 수 있게 해주세요.’라는 일방적인 제안을 했습니다. 마치 내가 예배를 드리는 것이 아버지께 선심 쓰는 것처럼 거만을 떨었습니다.
그렇게 또다시 저 혼자만의 일방적인 약속을 하고, 그것을 지키기 위해 매주 4부 예배까지 자리를 지키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1년, 그리고 2년이란 시간이 지났고, 당연히 드라마틱한 일은 제게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아버지는 말씀 안에서의 체험을 선물로 주셨습니다. 19년 9월, 여느 때와 같이 4부를 드리던 중, 말씀을 듣는데 알 수 없는 벅찬 마음과 생전 처음 느껴보는 설렘의 기분과 행복함을 느꼈습니다. 제가 느끼는 감정을 채 돌아보기도 전에 저도 모르게 밑도 끝도 없이 ‘아버지 감사합니다.’라는 기도가 터져 나왔고, 그 후에는 눈물이 터져 나왔습니다. 이런 감정이 처음이었기에 매우 당황스러우면서도 ‘아, 말씀을 들을 때 진정으로 행복하다는 게 이런 거구나.’라는 기쁜 마음이 한데 뒤엉켰습니다. 말씀 안에서 진정으로 기쁜 마음을 경험한 뒤로, 말씀을 대하는 마음가짐들이 많이 바뀌었고, 더욱 온전히 바뀌기 위해 여전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더는 아버지를 어이없게 만드는 요구나 거만함이 아닌 다시 한번 그 행복함을 느끼기 위해 매 예배에 나아옵니다.
사랑하는 그루터기 여러분, 우리가 각자의 예배 자리를 지킬 때, 하나님 아버지께서 오직 말씀 안에서만 느낄 수 있는 행복함을 선물로 주실 줄 믿습니다. 우리가 더욱더 기도에 힘쓸 때, 그 행복함을 나만 느끼는 것이 아닌 현재 나오지 않는 그루터기들, 더 나아가 믿지 않는 주변 이들까지 말씀의 빛으로 달려 나오게 하는 역사가 있기를 오늘도 간절히 기도하겠습니다.
- 50대 회계 황명신 그루터기
(그루터기紙 1920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