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사순절은 2월 17일(수)부터 4월 3일(토)까지 매 주일을 제외한 40일이고, 부활절은 4월 4일이다. 성경에서 ‘40’은 고난과 괴로움, 심판, 하나님을 만나기 위한 정화 기간 등을 상징하는 의미 있는 숫자로 나타난다. 예수님께서 광야에서 40일간 금식 기도하셨으며(마 4:2), 모세도 40일간 시내산에서 금식기도를 한 후 언약의 두 돌판을 받았고(출 34:28), 노아 홍수 때 비가 내린 기간은 40일이었으며(창 7:17), 엘리야 선지자는 40일을 걸어 하나님의 산 호렙에 이르렀습니다(왕상 19:4-8). 하나님께서 출애굽 한 이스라엘 백성들을 광야에서 훈련시키신 기간 또한 40년이었다(신 8:2, 시 95:10). 또한 ‘사순절’은 영어로 ‘렌트’(Lent)이다. 이는 ‘봄’이란 뜻의 고대 앵글로색슨어인 랭텐(Lencten)에서 유래된 것인데 겨울 동안 죽은 듯 고요하다가 생명이 움트는 봄과 같이, 예수님께서 고통당하시고 십자가에 죽으셨다가 사망 권세를 깨뜨리시고 부활하신 것에서 그 의미를 찾을 수 있다. 다시 말해 사순절은 부활절을 맞이하기 위한 준비 기간이며, 준비의 핵심은 성도의 마음의 회복에 있다고 생각한다. 믿는다고 하면서 이제껏 정직과 성실로 생활하지 못하고 가족에게 마음 쓰지 못하고 기도하지 못한 자신의 생활을 돌아보는 가운데, 지금까지 살아온 삶에 대해 철두철미한 회개가 있어야 하며, 사도 바울같이 범사에 양심을 따라 하나님을 섬기겠다고 하는 굳은 각오로 하나님 앞에 서원 기도하는 시간이 되어야 한다(행 23:1).
현재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바이러스가 유행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도 일 일평균 400명 이상의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 5인 이상 집합금지도 장기간 유지 중으로, 우리는 자연스럽게 약속이 줄고 외출할 일이 줄어들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나는 자연스럽게 사순절을 넘어가고 있었다고 생각했다. 외식을 안 하고, 친구와 만나지 않는다고 사순절을 잘 지키고 있다는 착각 혹은 자기 합리화를 하고 있었다.
최근에 말씀을 듣다가 회개하고 거룩해야 에스겔 성전에 들어갈 수 있다는 말씀을 들었다. 새로운 말씀은 아니었다. 에스겔 성전에 누가 들어갈 수 있냐는 물음에 자동적으로 ‘회개’라는 단어가 생각날 정도였으니 말이다. 그런데 다행히도 이 말씀을 들을 때 사순절이 떠올랐다. 나는 “성경 1장, 구속사 1장 더 읽지 않고 기도 한 번 더 하지 않으면서 무엇을 지키고 있었는가?”라는 물음이 생겼고 회개하고 목표를 세우고 다시 사순절에 집중할 수 있었다.
사순절 40일 기간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회개의 기회라고 생각한다. 기회가 주어졌는데 붙잡지 않고 고집을 부린다면 자기에게 임한 진노가 계속 쌓이게 된다는 것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롬 2:5). 또한, 건성으로 혹은 겉으로만 하는 회개가 되어서도 안 된다. 우리는 토요예배를 통해 하나님은 반드시 심판하시지만, 자기 백성과 여전히 함께하시며 회개하고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계신다는 것을 다시금 배울 수 있었다. 예수님께서도 힘쓰고 애써 더욱 간절히 기도하셔서 땀이 땅에 떨어지는 핏방울같이 된 것처럼(눅 22:44), 마음과 정성을 다해 진심으로 회개할 때 회개에 합당한 열매를 맺음으로 자신을 회복하여 기쁨의 부활을 맞이하길 전심으로 바란다.
- 53대 선김부 총무 전요한 그루터기
(그루터기紙 1928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