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생각해 보면, 일안 누나의 전화가 왜 그때 왔는지 한 번쯤 생각은 하고 받을 걸 그랬다.
54대 회장 선거가 다가올 때쯤 오인정 전도사님께서는 우리가 직분을 받을 때 “내가 능력이 없고 부족하다고 직분을 거절하는 것은 겸손을 가장한 교만이다”라는 말씀을 자주 해주셨다. 그 말씀을 듣고 ‘우리가 전능하신 하나님을 믿는다면 무엇이 두렵고, 무엇을 못 할까? 결국 우리의 믿음이 부족하기 때문에 그렇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회장 후보라고 전달받은 후에 전도사님께서 하신 말씀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고, 내가 하나님을 믿는다면 순종하는 것이 옳은 일이라고 생각했다. 받은 은혜를 저버릴 수 없었기에 기도로 준비하며 마음을 다잡았다. 기도하며 어지럽던 생각들이 정리된 건 ‘내가 믿고 순종하면 하나님 뜻대로 이끌어 주실 것이다’라는 생각이었다.
떨리는 마음을 부여잡고 담대히 정견발표를 하겠다 다짐하고 단에 올라섰지만 이미 목메여 진정이 되지 않았다. 애써 참았건만 결국(눈물 멈춰...!) 자리에 앉고 나서 쏙 들어간 눈물에 참 뻘쭘했다. (할로겐 끄고 불을 켜달라고 할 걸 그랬나..?)
54대 임원단을 준비하는 마음은 마치 저번 장안산 기도회 때 캄캄한 밤에 기도처로 향하는 발걸음 같다. 코로나로 여러 가지 악조건 속에서 두렵고 떨리지만, 앞으로 계속 나아가며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곳에 도달할 때까지 언젠가 다가올 그 날을 고대하고 인내하며 말씀과 기도로 나침반 삼아 우리가 가야 할 길을 수시로 확인하며 걸어가야 할 것이다. 다른 곳에 눈을 돌려 딴 길로 새지 않게 집중하고, 힘들고 지쳐 쉬고 싶을 때는 받은 은혜를 생각하며 다시 힘을 내야 할 것이다.
함께 하기로 해준 54대 임원단 한 사람 한 사람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각자 힘들고 어려운 상황 속에서 기도하며 결심해준 54대 임원단 여러분! 앞으로의 1년 함께 힘내봅시다!!
그루터기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과 기도 부탁드립니다.
(고후 1:20) 하나님의 약속은 얼마든지 그리스도 안에서 예가 되니 그런즉 그로 말미암아 우리가 아멘 하여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게 되느니라
- 54대 회장 이승환 그루터기
(그루터기紙 1941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