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많고 많은 모태신앙인 중 한 명입니다. 대부분의 모태신앙인이 그렇듯, 주말마다 교회에 가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며, 습관처럼 교회에 다니던 사람 중 한 명이었습니다. 나이가 들어 성인이 되고, 군대에 가려고 원로 목사님께 인사를 드렸습니다. 저는 당연히 남들과 똑같이 병사로 입대를 하려고 인사를 드렸는데, 원로 목사님께서는 대뜸 저에게 육군3사관학교에 가라고 하셨습니다. 그 순간, 제 머릿속에는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았고, 믿음이 부족했던 저에게 인생 최대의 근심과 걱정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계산적이지 않던 제가 갑자기 이리저리 계산하며, 머릿속에서는 3사관학교 에 갔을 때와 가지 않았을 때의 두 가지 경우가 심하게 싸우기 시작했습니다. 3사관학교 지원 기간이 다가오고, 상반된 두 생각은 더욱 심한 싸움을 하고 있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가기 싫은 생각이 더 컸습니다. 그렇게 고민을 하며 시간을 보내다가, 이제 신청을 하지 않으면 1년을 더 기다려야 되는 시간이 다가왔고, 우선 신청은 하고 생각하자는 마음으로 신청을 하였습니다. 다시 한번 원로 목사님께 인사를 드리러 갔을 때까지도 저의 머릿속에서는 두 생각이 싸우고 있었지만, 3사관학교에 지원을 했다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그러자 저를 보시고 웃으시며 “믿지 못한 것 회개해라”라고 하셨습니다. 그 순간, 저는 너무 부끄러웠으며, 혼자 생각하며 골머리를 쓰던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고, 이것이 제 인생의 전환점이 되었습니다.
결국, 3사관학교에 합격하여 8년간의 군 생활을 하며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었고, 가장 좋아하는 찬양이 하나 생기게 되었습니다. 바로 ‘주가 보이신 생명의 길’이라는 찬양입니다. 노래 중에서도 “나의 길 오직 그가 아시나니 나를 단련하신 후에 내가 정금 같이 나아오리라”라는 가사를 가장 좋아합니다. 당시 저의 상황과 너무 잘 맞았기 때문입니다. 체중이 52kg일 정도로 정말 약골이었던 제가 낙하산을 타는 경험과 400km 행군, 실탄을 장전하고 북한군이 보이는 지역에서 작전하며, 지뢰를 발견하고 죽은 뻔한 경험 등을 하며 그동안 느껴보지 못한 고통과 공포와 힘든 경험 속에서 얻은 것이 있습니다. 극한의 상황을 마주쳤을 때 비로소 하나님을 찾게 되며, 하나님께서는 제가 이길 수 있는 시험만 주신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세상 친구들은 정해진 길을 가던 저에게 갑자기 장교가 되어 8년의 세월을 허비했다고 욕을 하지만, 저는 돈 주고도 못할 좋은 경험을 많이 했고, 하나님께서 미리 정하신 길이 있다고 믿으며 나아가고 있습니다.저와 같이 갈림길에서 고민하며 싸우고 있거나, 지금 하는 일이 맞는 일인지, 혹은 정말 견디기 어려운 시험에 마주하고 있다면 하나님을 더욱 찾고 기도해 보시기를 소원합니다.
마 7:11) 너희가 악한 자라도 좋은 것으로 자식에게 줄 줄 알거든
하물며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서 구하는 자에게 좋은 것으로 주시지 않겠느냐
ㅡ 석주용 53대 부회장
(그루터기紙 1915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