헵시바 때부터 저는 장안산 기도회나, 지리산 기도회의 참석은 흔치 않은 큰 복의 자리라고 생각해서, 기관에서 갈 때마다 참여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이번에 그루터기에서 장안산 기도회를 간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아! 나에게 또 기회가 왔구나 싶어 참석을 다짐하였습니다. 헵시바 때보다 몸이 많이 안 좋아졌지만, 작년보다는 많이 회복되었고, 기관에서 여럿이 함께 가는 것이기도 하여 함께 가는 또래원들을 믿고 이번 기도회에 참석하였습니다.
또한 올해 6월은 제가 조혈 모세포 이식을 받은 지 1년이 되는 날입니다. 지난 1년이 넘는 시간이 길고 힘든 터널을 지나는 기분이었지만, 아직도 빠져나왔다는 기분은 들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끝이 있을까 싶어 우울함이 닥쳐올 때도 있었고, 정말 가끔은 ‘내가 이렇게 연명하는 것이 옳은 것일까’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오직 말씀과 기도만이 나를 진정으로 도와줄 수 있을 것이라 머리로는 알면서도 실행에 옮기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그렇기에 이러한 수렁에서 저를 건져내어 주시기를 바라며 마치 밧줄을 붙잡고 올라가는 심정으로 참석하게 되었습니다.
나름 준비를 해서 갔건만 산길에 오르자마자 정말 힘들었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멀쩡히 올라가는데 저만 힘드니 오기가 생기면서도 집에 가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하지만 여기까지 온 이상 포기할 수는 없었습니다. 또 포기한다고 집에 갈 수 있는 것도 아니지 않겠습니까. 같이 간 또래원들을 포함한 많은 분의 격려 덕분에 꼴등이지만 장안산 정상과 기도처에 무사히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그날 하늘이 참 맑아 별들이 많았습니다. 마치 하나님이 아브라함을 불러 하늘의 별들을 보여주셨던 것처럼 우리에게 소망을 주시는듯했습니다. 기도처에서 기도하고 내려올 때는 산에 매고 갔던 많은 고민, 의심, 죄를 모두 내려 놓는 기분이었습니다.
기도회 참석 후 다시 확신을 하고 살게 되었으며, 좀 더 긍정적으로 삶을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통과가 힘들 것이라 예상되었던 국가보훈처 심사도 은혜 가운데 그다음 주에 통과가 됐습니다. 앞으로의 삶도 하나님께서 항상 함께해주실 것이라 믿고 열심히 살아야겠습니다.
- 임세빈 그루터기
(그루터기紙 1936호)